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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업계 표준” 이대로 괜찮습니까. '업계 표준이 된 작가 착취, 이제는 막아야 한다.'

에디터 이재민

칼럼) “업계 표준” 이대로 괜찮습니까. '업계 표준이 된 작가 착취, 이제는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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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1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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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 NEWS



“업계 표준” 이대로 괜찮습니까.

 

업계 표준이 된 작가 착취, 이제는 막아야 한다.

 

2018년 1월 11일, 만화계에 역사적인 사건이 일어났다. 강남에 위치한 고층 빌딩 앞에서 작가들이 시위를 진행한 것이다. “NO CUT” 운동이나 그 이전의 청보법 사태 등은 모두 작가가 정부의 규제 강화에 맞선 사건이었으나, 이번에는 작가가 연재처인 플랫폼을 상대로 시위를 한 최초의 사례이기 때문이다. 이 플랫폼은 “3대 플랫폼”이라고 불리는, 서울-경기권 시내를 돌아다니다 보면 버스에, 택시에, 지하철에 광고가 붙어있는 그 플랫폼, 레진코믹스다. 시위의 주된 내용은 사실 오래된 이야기다. 2015년 여름, 레진코믹스는 작가 수익을 MG(미니멈 개런티, 최소수익보장)를 통해 보장하는 대신 5:5였던 코인 수익을 회사7:작가3으로 수정하는 계약을 단행했다. 당시 레진은 “창작자 우대 프로젝트 3”을 내걸며 코인수익 변경사실은 물론 최대 20%에 달하는 지각비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외부에 알리지 않았다. 

 

이에 작가들이 ‘대나무숲’ 계정을 만들어 공동 대응했고, 지각비는 월 1회 면제, 최대 9%로 결정됐다. 뿐만 아니라 작가에 대한 처우개선을 요구한 작가들에게 불이익을 줬다는 의혹도 있었고, 작가들에게 ‘사회생활을 안 해봐서 그런다’, ‘고생을 안 해봐서 잘 모른다’고 말했다는 증언도 쏟아졌다. 게다가 매년 실행하겠다던 건강검진은 격년으로 작가들에게 공지도 없이 바뀌었다. 더불어 해외판권 수익을 회사8대 작가2로 나누는가 하면, SBS 뉴스에서 지적한대로 회사가 부당하게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하더라도 작가는 손해배상 청구도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계약을 해지할 수도 없다.

 

문제는 이런 레진코믹스가 “업계 표준”이 되었다는데 있다. 신인 작가의 수익은 이제 MG로 통용된다. 그리고 그 액수는 2년 전에 레진코믹스가 제시했던 200만원으로 굳어졌다. 여기에 코인수익 분배비율은 확인할 수 없으나, 7:3 비율은 업계 최저 수준이다. 처음부터 레진코믹스에게 화살이 쏟아진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응원을 받기도 했다. 레진코믹스는 1) 거대자본을 끼지 않았고 2) 다른 컨텐츠가 아닌 만화가 중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MG는 제작비에 가까운 고료를 없애고, 동시에 회사는 위험부담을 줄이는 제도다. 편당 70컷 이상을 매주 그려야 하는 작가들에겐 어시스턴트가 필수다. 여기에 작업실 또는 생활공간의 월세, 생활비등이 고정비용으로 지출된다. 몸이 아파 휴재라도 하면 그 주차 원고료는 없다. 작가들 사이에서는 ‘첫 연재 끝나고 모은 돈이 만약 있다면, 그건 병원비로 다 나간다’는 말이 돈다. 

 

웹툰 업계에 지속적으로 제기된 또다른 문제 중 하나는 바로 웹툰PD 인력 부족이다. PD는 프로듀서, 즉 제작자의 약자다. 우리가 생각하는 PD란, 좋은 안목으로 작품을 고르고, 가능성이 보이는 작가에게 방향을 제시하고 원고의 질을 높이는 사람이다. 그러나 레진코믹스의 PD는 총 8명으로, 경력자 PD 4명, 주니어 피디 4명으로 알려져 있다. 이 마저도 퇴사자가 없을 때의 이야기다. 그리고 연재중인 작품은 279작품 (완전판 기준, 2018. 1. 16 )이다. 연재작품만 따져도 40작품 가까이 관리하고 있다 보니 작품을 모두 읽고 작품의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가능할까 의심이 드는 상태다. 작품의 방향을 논하거나, 제대로 된 조언을 구할 수도 없다. 그러다 보니 휴재 작품 프로모션, 작품 업로드 문제, 계약 및 정산 문제 등 작가들의 다양한 불만이 터져 나왔다. 이에 레진코믹스는 ‘작가 커뮤니케이션 부서’를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작가와 직접 소통하는 편집부의 PD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

 

진짜 문제는 규모가 더 작은 플랫폼들이다. 이들은 업계 선두그룹인 레진코믹스를 따라갈 수 밖에 없다. 이런 플랫폼들에게 문제제기를 하면 ‘레진코믹스도 있는데 왜 우리에게 그러냐’는 변명거리를 제공해주게 된다. 레진이 만든 잘못된 업계 관행이 표준이 되면서 생기는 당연한 문제다. ‘그래도 된다’는 선례가 생기는 문제가 만화계에 드리우고 있는 것이다. 레진코믹스는 지난 8월 작가들에게 사전 공지도 없이 ‘레진 웹소설’을 폐지한 바 있다. 그리고 1월 11일, 2016년 2월부터 웹소설과 만화서비스를 제공하던 ‘스윗사이드’는 특별한 공지 없이 서비스를 종료했다. 레진 웹소설 종료사태가 ‘그래도 된다’는 선례를 만들었다고 볼 수 있는 사례다.

 

다행히 만화가협회와 웹툰작가협회가 나서서 작가들의 이야기를 듣는 간담회를 개최하고, 시위현장에 함께하고 물품을 지원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협회차원의 발빠른 공식대응보단 SNS에 연대의사 표명 등으로 소극적인 대응만 보이고 있어 아쉬움도 남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화가협회와 웹툰작가협회의 대응이 다른 협회들 보다는 낫다. 웹툰협회는 12월 14일 “건강한 플랫폼, 서로 간의 신뢰, 지켜주는 배려. 모두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SNS 글 이외에 별다른 활동을 보이지 않고 있다. 만화 관련 협회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섰으면 하는 바람이다.

 

여기에 더 쓰지 못한 레진의 잘못과 실수가 너무나 많다. 굳이 정리하지 않은 이유는, 다행히도 기사로 여러 차례 다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레진은 끝까지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번 레진코믹스 사태를 제대로 정리하지 않으면, 두번째와 세번째 레진코믹스가 나타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다. “업계 표준”이 더 이상 작가를 착취하고, 독자를 기만해선 안된다는 당연한 상식을 이제는 반드시 관철시켜야 한다. 작가, 그리고 독자들이 레진코믹스에게 사과를 받아내고, 반드시 잘못을 인정하도록 해야 하는 이유다. 

 

작성자: 웹툰평론가 이재민 

작성일: 2018년 1월 16일

등록일: 2018년 1월 16일

수정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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