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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전망 ③] 잠재적인, 또는 진행중인 웹툰 시장의 방해꾼들: 불법유통, 악플, 독서경험 악화

에디터 이재민

[2020년 전망 ③] 잠재적인, 또는 진행중인 웹툰 시장의 방해꾼들: 불법유통, 악플, 독서경험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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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1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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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 OPINION

 

 

출판시장의 침체로 위기를 맞았던 만화시장은 웹툰과 디지털 만화를 바탕으로 빠르게 반등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유의미한 규모의 만화 시장을 가진 국가는 생각보다 많지 않지만, 한국을 중심으로 일본, 미국 등지에서 디지털 만화는 빠르게 성장하는 중이다. 하지만 그 길이 평탄하지만은 않다. 2020년 전망 마지막 시간으로 잠재적인, 또는 현재진행중인 웹툰 시장의 방해꾼들을 점검해본다.

 

* 불법 유통물

 

2018년 5월, “밤토끼” 운영자가 검거됐다. 부산경찰청의 노력으로 밤토끼를 잡아내고, 2위 사이트였던 어른아이닷컴의 운영자를, 국내 최대 불법만화 유통 사이트였던 마루마루 운영자를 검거하는 등 성과가 있었지만 잠깐 뿐이었다. 오히려 일부 조사에서는 밤토끼 이전보다 웹툰을 불법으로 보는 사람들이 늘어났다는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웹툰업계 관계자들 역시 밤토끼 검거 당시 일시적으로 줄어들었던 피해가 원상 복구되었다고 입을 모은다. 1조원 규모 산업에 최소 수천억원에서 최대 2조원까지 피해 규모를 추정하고 있을 만큼 정확한 피해 규모조차 파악이 힘들다. 문제는 웹툰이 디지털로 전송되기 때문에 출판만화 시절 ‘스캔본’과는 그 피해의 본질이 다르다는데 있다. 정부에서는 SNI 필드 차단, 일원화를 통한 신고체계 단순화 등 방법을 내놓았지만 미봉책일 뿐이었다.

 

특히 방심위가 일주일로 축소했다는 불법웹툰사이트 단속기간은 체감하기 어렵다. 이를 보다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저작권법 개정 등을 요구했지만 1년간 별다른 소식은 없었고, 총선과 맞물리면서 해결은 요원해졌다. 서로 이해관계가 다를 수밖에 없는 프리랜서인 작가들이 거의 유일하게 의견을 모을 수 있는 부분이다. 중구난방으로 지원과 차단만 요구할 것이 아니라, 정책 변화를 위한 힘을 모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2020년이다.

 

* 악성 댓글

 

악성 댓글, 혹은 악플은 인터넷의 발달과 함께 생겨난 문제다. ‘웹툰계’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건, 작가의 미래를 좀먹는 행위라는 점이다. 작가와 독자간의 간격이 가까워지면서 독자가 실시간으로 작가를 감시하고 간섭할 수 있다는 사실은 작가들의 정신건강에 치명적일 수 있다. 단순 비판이나 지적하는 글도 수백, 수천개가 쌓이면 큰 스트레스가 된다. 하물며 비난이나 인신공격은 작가를 좀먹는 주범이다. 작가들 사이에서 ‘공황장애는 직업병’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농담이 아니다.

 

비판을 독자의 권리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건 평가가 이루어지는 집단, 그러니까 독자들이 교환하는 평가지, 독자가 작가에게 ‘하달’하는 명령이 아니다. ‘먼저 단 댓글’이 아젠다(?)를 이끌고, 반대하는 의견이 강해질수록 소위 ‘어그로’가 끌리는 댓글은 독자의 평가를 반영하지 못한다. 또한 네이버웹툰을 기준으로 일간 이용자 800만명이 찾는 곳에 달리는 댓글의 숫자는 1만개 이하다. 네이버웹툰 최고 인기작 중 하나인 <고수>의 이번주 회차에 달린 댓글은 1700여개다.

 

소수의 의견을 과대표하게 만든다는 점에서도 댓글 시스템은 제고되어야 한다.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의견 역시 소속 작가를 지키기 위해 플랫폼이 조치를 취한다는 점에서, 그리고 댓글이 아니어도 소셜미디어 등 의견을 피력할 수 있는 창구가 얼마든지 있다는 점에서 근거가 빈약하다. 동시에 작가들의 정신건강을 보호할 수 있는 검진이나 치료 지원 등을 플랫폼 또는 협회 차원에서 준비하고 시행할 수 있어야 작가의 정신건강에 끼치는 악영향을 줄이고, 피해 작가를 구제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할 수 있다. 2020년은 더 늦기 전에 웹툰계가 대비책을 마련할 시기다.

 

* 독서경험의 저질화

 

작가를 보호해야 한다면, 독자를 보호해야 할 이유도 있다. 2019년에는 기안84의 <복학왕>속 혐오와 차별, <외모지상주의>의 맥락없는 폭력성, <틴맘> 문제 등 적지 않은 작품들이 차별과 혐오, 그리고 소수자를 다루는 방식에 있어서 둔감한 모습으로 질타를 받았다. 문제는 이런 작품들이 자극적인 소재를 자극적인 방식으로 다루고, 자극적인 만큼 높은 순위를 유지하는 작품이라는 데 있다. 반대로 말하면 많은 대중의 주목을 받는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소수자 문제, 차별과 혐오 문제에는 둔감하다는 말도 된다. 

 

이렇게 높은 관심도를 끈 작품은 비슷한 아류작을 낳고, 아류작을 양산하기 시작하면 독자들의 만화-웹툰을 읽는 경험의 질이 점점 하락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우리는 이미 이런 시장을 한번 겪었다. 소위 1세대 판타지 시절을 지나 ‘양판소’라는 멸칭으로 불리는 판타지 소설 시장의 몰락이다. 점점 줄어드는 마니아를 타겟으로 작품을 만들다 보니 팬덤은 점점 줄어들고, 대중적 읽기가 아니라 마니아만을 위한 소재, 표현방식이 주를 이루게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대중문화로 자리잡은 웹툰에서 대중과 멀어지는 방법을 제시하는 작품이 ‘팔리는’ 역설이 일어나게 될 수도 있다.

 

이런 독서경험의 저질화를 막기 위해서는 원론으로 돌아가는 수밖에 없다. PD의 역할이 확대되고 편집자와 작가가 작품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그렇게 만들어진 작품을 플랫폼이 배치하여 다양성을 확보해야 한다. 문제는 결국 돈이다. 웹툰시장이 확대되고는 있다지만 상위 플랫폼으로의 쏠림현상이 피부로 느껴질 만큼 명백한 상황이고, 성인 콘텐츠를 제외하면 특정 장르 특화 플랫폼들도 하락세가 감지되는 상황에서 이런 요구는 쉽지 않다. 때문에 2020년이 플랫폼-작품 종 다양성을 지키기 위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웹툰의 방해꾼들은 생각보다 해결이 쉽지 않은 것들이다. 이 외에도 불공정계약이나 이상문학상의 사례처럼 IP확장을 빌미로 정당한 대가를 주지 않고 저작권을 나눠 갖거나 빼앗는 행위 등이 있을 수 있지만, 오히려 이 부분은 인식이 크게 높아지고 업체들도 학습효과가 생기면서 해결이 상대적으로 쉬운 편이라고 볼 수 있다. 비교적 대상이 명확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위 세가지 문제는 명확한 대상이 없고, 댓글이나 작품 종수 확장은 웹툰이 성장해 온 문화와도 연관이 있는데다 불법웹툰은 디지털 콘텐츠의 피할 수 없는 운명이기도 하다. 난제들이 산적한 2020년, 웹툰은 답을 찾을 수 있을까? 그 답은 올해 전체에 걸쳐 찾아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