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은 대중매체입니다. 예전에는 ‘대중매체를 지향하는’ 매체였다면 이제는 대중매체임을 부정할 수 있는 근거가 없습니다. 다만, 역사 자체가 20년 남짓, 대중에게 영향을 주기 시작한 것은 10년 남짓인 웹툰이 얼마나 영향을 주는지 명확하게 확인하긴 어렵습니다.

 

일단 대중매체에서 대중이 누구냐, 오늘은 인터넷을 사용하는 모든 사람으로 규정하면 어떨까 싶습니다. 또, 오늘 말하는 대중은 주로 ‘한국에 거주하는 한국어 사용자’를 대상으로 할 겁니다. 왜냐면 해외에서 반응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고, 인터넷을 향유하는 문화와 인터넷 콘텐츠를 바라보는 시각 자체가 완전히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럼 오늘은 대중매체가 된 웹툰의 현재 위치를, 그리고 IP가 가지고 있는 힘이 어떻게 IP확장과 시너지를 일으키는지 한번 엿보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명확한 데이터를 보기 힘들다면, 여러 데이터를 겹쳐서 비교해보는 작업은 가능할 겁니다. 오늘 해볼 것은 모두 다 해볼 수 있는, 열린 데이터를 가지고 합니다. 바로 구글 트렌드 분석 툴을 이용하는 거죠.

 

사실 구글 트렌드를 이용한 분석은 명쾌하게 떨어지는 데이터를 보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가장 많이 검색되었을 때를 100으로 놓고 상대적으로 평가하기 때문에 말 그대로 ‘트렌드’의 변화를 찾아보기엔 좋습니다. 그 말은 당대에 가장 흥했던 작품끼리 비교하기 좋다는 말이죠.

 

* 올타임 레전드, <마음의 소리>

  

지금 보고 계시는 캡처는 ‘마음의 소리’를 검색했을 때 나온 결과를 2004년부터 지금까지 모아놓은 그래프입니다. 가장 높은 피크는 2016년 11월이고, 중간에 튀어오른 두번의 피크는 각각 2010년 10월과 2012년 1월입니다. 먼저 2010년에 피크를 기록한 이유를 추측해보면 당시 유행하던 ‘차도남’이라는 단어의 유래가 전해지면서 <마음의 소리> 검색량이 늘어난 것이 아닌지 유추해볼 수 있습니다. 당시 기사를 찾아보면 ‘병맛’이나 ‘차도남’ 같은 신조어들을 소개하는 코너에서 “<마음의 소리>에서 유래했다”는 소개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확하게 왜 검색량이 이 타이밍에 크게 늘었고, 몇 달간 유지되었는지를 파악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최다 검색량을 차지한 2016년은 명확합니다. 바로 <마음의 소리>가 시트콤으로 제작되어 공개된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2004년부터 지금까지 구글의 모든 검색 결과 중에서 <마음의 소리>가 가장 많이 검색된 시기는 다름 아닌 시트콤으로 제작되어 방영된 시기와 정확히 일치한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2016년 11월은 웹드라마 방영이 시작한 시기, 피크가 떨어지기 시작한 2017년 1월은 TV판이 종영한 시기와 일치합니다.

 

자, 올타임 레전드 웹툰의 검색 트렌드를 살펴보았으니 영상화로 가장 흥한 작품을 한번 알아볼까요?

 

* 697만 관객 시대를 연 <은밀하게 위대하게>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분명 히트작이지만, <마음의 소리>와 비교했을 때 파급력이 크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건 웹툰 독자들에게 해당되는 말이고, 인터넷을 사용하는 모든 대중에게 그렇다고 하기는 어려울지도 모릅니다.

 

올타임 레전드 웹툰인 <마음의 소리>의 검색량과 비교하면 <은밀하게 위대하게> 영화가 개봉하기 직전인 2010년 6월부터 검색량이 폭주하기 시작합니다. 당시 <도둑들>의 개봉으로 상한가를 달리고 있던 김수현 배우의 엄청난 인기가 <은밀하게 위대하게>에 영향을 미치면서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의 흥행에도 영향을 끼쳤죠.

 

에디터에겐 놀라운 데이터였습니다. 디지털 네이티브 콘텐츠인 웹툰 자체의 검색량이 영상화 이후의 검색량을 이기지 못한다는 얘기니까요. 온라인에서 만들어져서 온라인에서 커 나간 웹툰이지만, 인터넷 이용자 전체에게는 여전히 전체 미디어의 영향력을 생각하면 아직까지는 작은 나만의 웹툰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쌍천만의 힘: 신과 함께

  

웹툰 원작 역대 최고 영화 흥행작은 어떨까요? <신과 함께> 시리즈는 700만 관객을 동원한 <은위>보다 더 높은 검색량을 만들었습니다. 표에 보이는 노란색이 <신과 함께> 그래프인데, 1편이 개봉한 2018년과 2편이 개봉한 2019년 두번의 피크가 생겨났습니다. <신과 함께>는 연재 당시부터 완결 이후까지 웹툰계의 스테디셀러로 꾸준히 인기를 얻어 온 작품이었는데도 영상화로 유입되는 신규 검색이 압도적인 물량을 쏟아낸 셈입니다.

 

영화의 흥행이 다시 신규 독자를 만들어내고, 단행본 100만부로 이어지는 흥행이 가능했던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 하지만 인기작은 여전히 힘이 있다: 치즈 인 더 트랩

  

그럼에도 불구하고 플랫폼 파워를 실감할 수 있는 데이터가 있습니다. 바로 순끼 작가의 <치즈 인 더 트랩> 입니다. <치인트>가 드라마로 만들어져서 방영된 2016년 1월부터 늘기 시작해 3월에 정점을 찍은 후 빠르게 사그라든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당시 검색량은 쌍천만 영화, <신과 함께>보다 높습니다. <치인트>는 웹툰 드라마 중에선 (결말을 제외하면) 꽤나 잘 만든 드라마로 입소문을 탔죠. 덕분에 이렇게 높은 검색량을 만들어낼 수 있었습니다.

 

당대 최고의 인기작이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치인트>의 키워드 검색량은 인기작이 IP확장을 거쳤을 때 낼 수 있는 시너지를 보여준다는 생각이 드네요. <신과 함께>가 가지고 있는 브랜드를 생각한다면 ‘웹툰 인기작’이 잘 만들어졌을 때 보여줄 수 있는 시너지는 대단했던 거죠. 또, tvN이라는 채널이 가진 당시의 파급력도 무시할 수 없을 겁니다.

 

* 하지만 ‘신드롬’은 따로 있다 : 미생 & 이태원 클라쓰

  

이렇게 ‘흥한’ 작품들의 효과를 봤는데, 이른바 ‘신드롬’을 일으킨 작품들을 안 볼 수 없겠죠? 먼저 ‘장그래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미생>이 올타임 검색량 1위를 달성했습니다. 심지어 최근 가장 흥행한 작품으로 일본에서 드라마로도 제작되는 <이태원 클라쓰>보다도 높습니다. 공교롭게도 <미생>역시 <HOPE~기대 제로의 신입사원~>이라는 제목으로 방영되기도 했었죠.

 

그래프를 보면 “오징어 게임”이 포함되어 있는데, 국내에서 “오징어 게임”의 인기가 엄청났지만 <미생>이나 <이태원 클라쓰>에게는 한수 접어줘야 할 검색량임을 알 수 있습니다. 앞서 <치인트>가 웹툰 독자들의 기대를 충족시키면서 엄청난 검색량을 발생시켰고, <신과 함께>가 일반 대중을 사로잡았죠. 

 

한편 <미생>은 웹툰 독자가 아니라고 생각했던 4050을 웹툰의 세계로 끌어들였고, <이태원 클라쓰>는 드라마 시청자들을 원작의 세계로 끌어들였습니다. 한동안 유행하던 ‘박새로이 컷’을 떠올려 보면 신드롬을 만드는 작품의 파괴력은 정말 엄청나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괜히 IP확장, IP확장 하는게 아니죠.

 

* 번외 : 웹툰 밖의 넓은 세상

  

그럼 해외는 어떨까요? 위 그림은 지난 5년간을 대상으로 키워드 트렌드를 본 결과입니다. 빨간색은 ‘웹툰’이라는 키워드로 검색했을 때, 그리고 파란색은 <지옥>, 노란색은 <스위트 홈>, 초록색은 <이태원 클라쓰> 입니다. 이 중에서 해외에서 가장 뜨거운 반응을 일으킨 건, 역시나 <스위트 홈>이었습니다. 그 다음은 <지옥>, 그리고 <이태원 클라쓰>가 방영 당시부터 꽤 길게 화제가 되었던 걸 알 수 있습니다.

 

그 가운데 ‘웹툰’이라는 키워드가 계속해서 우상향을 그리고 있다는 점이 가장 눈에 띄는 지점입니다. 꾸준히 웹툰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고, 거기엔 웹툰 원작의 드라마화 등 IP확장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거죠. 한국 대중이 재미있는 작품이 나오면 ‘웹툰 원작’ 여부를 검색해보는 사람들이 늘어났고, 연관검색어로도 뜬다는 건 꽤나 흥미로운 현상이죠. 해외에서도 그런 일이 벌어질지 앞으로 두고 봐야 하겠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이 이 한장의 이미지에 들어가 있습니다. 위의 널뛰는 검색어를 모두 평지로 만들어버린 단 하나의 키워드, 바로 <오징어 게임>입니다. 모든 것은 상대적이라고 하죠? 웹툰 안에서 우상향을 그린다, 새로운 세계를 주도한다는 이야기가 나오지만 결국 <오징어 게임> 하나에 모두 밀립니다.

 

웹툰 업계에서 일하면서 에디터가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건, 웹툰이 세상의 중심이라는 착각입니다. 나를 중심으로 세상을 보면 나를 위주로 세상이 돌아가지만, 결국 세상은 모든 것의 총합이며 상대적으로 작용합니다. 혹시나 싶어 ‘SQUID GAME’이라는 키워드를 넣어본 순간 에디터는 다시한번 깨달았습니다. 웹툰은 이제 막 대중매체로 편입되기 시작한 신생 매체고, 이제 막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는 것. 이제 ‘넥스트 레벨’을 준비하기 위한 웹툰의 본격적인 대회전이 시작될 겁니다. 그걸 기다리고, 또 준비하며 다음 칼럼으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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