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의 부캐는 웹툰IP평론가죠. 그래서 동료 평론가분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면 항상 나오는 주제는 큐레이션입니다. 어떻게 저렇게 하면 좀 좋은 결과물이 나오지 않을까? 부터, ‘현재 플랫폼들의 큐레이션이 어떻게 되고 있는 것 같다’라는 얘기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자, 먼저 큐레이션의 정의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갑시다. 큐레이션은 '모든 작품이 똑같이 관심을 받도록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독자들이 반응할 만한 것을 앞에 가져다 주는 것에 가깝죠. 그러니까, 지금 독자들이 입질을 하고 있을 때 찌를 확 낚아채는 것이 큐레이션이라는 겁니다. 기본적으로 아무 입질이 없는데 떡밥을 아무리 뿌려봐야 반응이 있을리가 없죠. 그래서 모든 큐레이션은 독자 반응이 있을 때 더 관심이 활활 타오르도록 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당연히 이건 플랫폼에게 아주 중요한 업무입니다. 무엇에 독자가 반응을 보이는지 예상하고, 데이터를 통해 예측해서 결과를 도출해야 하는 거죠. 플랫폼들은 저마다 다양한 방식의 큐레이션을 제공하고 있는데요. 그 중 대표적인 플랫폼 두개, 네이버웹툰과 카카오웹툰(+카카오페이지)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한번 풀어보도록 하죠.

 

1. 네이버웹툰의 경우 : 옆구리를 찌르는 푸시

혹시 여러분, 웹툰 플랫폼에서 보내는 푸시를 어떻게 보고 계신가요? 그냥 알림이 오면 슥 보고 넘기시는 경우도 있을 거고, 마음에 드는 푸시가 오면 들어가보는 분도 계시겠죠? 에디터는 일단 푸시가 오면 다 모아둡니다. 그리고 일주일에 한 번 어떤 푸시들이 왔나 쭉 읽어보고 캡처를 해 두죠.

 

  

에디터의 폰에서 직접 캡처한 푸시알림 모음

 

그렇게 시간이 지나니까 뭔가 잡히는 것이 있었습니다. 특히 예전에 쓴 “네이버웹툰의 푸시 알람에는 특별한 것이 있다(보러가기)”라는 칼럼에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작품 묶음’이 가장 눈에 띕니다. 그런데 카카오웹툰의 푸시 알림은 대부분 ‘3다무’와 ‘무료캐시’ 이벤트 알림이 눈에 띄죠. 네이버웹툰에선 무료 쿠키 이벤트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네이버웹툰에만 있는 건 <월간 네웹 어워즈>와 “안녕하세요! 신입 웹툰입니다!”와 같은 작품 묶음 추천인데요, 에디터가 주목한 건 바로 이런 ‘묶음 작품’ 추천 푸시 알림이었습니다. 네이버웹툰의 추천 푸시 알림에는 왜 이런 묶음 작품 리스트가 들어가 있는 걸까요?

먼저 생각해볼 수 있는 건 이제 작품이 너무 많아졌다는 점입니다. 네이버웹툰에 연재되고 있는 작품만 대략 750작품 정도 되는데, 일주일은 7일이니까 산술적으로 하루에 100개 이상 올라오고 있는 거죠. 그러니까 하나하나 추천하기보다 묶어서 추천하는게 유리하죠.

그 다음으로 생각해볼 수 있는 건 한 작품을 타깃으로 추천하기보다, 비슷한 걸 묶어서 추천하는게 효율이 좋다는 겁니다. 왜, 우리도 마트 가면 과자 하나 사러 갔다가 비슷한 것 몇 개를 우르르 사서 결국 ‘봉투 하나만 주세요~’하게 되는 것처럼 말이죠.

 

  

남성 독자에게 보낸 푸시알람(좌), 여성 독자에게 보낸 푸시알람(우).

 

이걸 푸시 알림으로 제공하는게 의미가 있을까? 싶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 껍데기는 같더라도 내용이 다르면 충분히 의미가 있죠. 위 이미지는 네이버웹툰에서 10월에 보낸 ‘10월 월간 뉴비 Pick!’이라는 알림입니다. 제목은 같지만, 실제로 들어가면 남성 독자에게 보낸 푸시와 여성 독자에게 보낸 푸시의 내용이 다릅니다.

사람은 익숙한 걸 좋아합니다. 동시에 많은 사람들이 하고 있는 것에서 크게 벗어나고 싶어하지 않죠. 이걸 FOMO(Fear Of Missing Out)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소외되는 것에 느끼는 공포심 같은 건데, ‘많은 사람들이 이런 작품을 보고 있어’라고 묶어서 전달해 주면 왠지 나도 봐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 수 있다는 겁니다.

일단은 성별로 구분된 추천을 보내주고 있습니다. 여기서 기대해볼 수 있는 건 다양화된 추천 방식입니다. 일단 나와 비슷한 작품을 본 독자들이 본 작품을 바탕으로 내가 안 본 작품을 모아서 추천해주고, 비슷한 장르와 분위기를 가진 작품을 묶어서 나에게 전해주는 푸시알림을 기대해볼 수 있겠죠.

추후에는 연령, 더 세분화되면 지역, 또 네이버에 로그인해 데이터를 활용하니 △소비패턴, △​주로 웹툰을 감상하는 시간, △​비슷한 사람들의 쿠키 충전 패턴, △​감상 시간과 관련한 데이터 등을 사용할 수 있을 겁니다. 네이버웹툰은 이미 내가 보다가 더 이상 회차가 없어서 새롭게 감상하지 않고 잊어버린 작품의 무료 회차가 풀리면 푸시 알림을 보내주곤 합니다. 

이게 더 세분화되어 ‘에디터와 비슷한 취향의 사람들이 본 작품 중 안 본 작품’, ‘동년배들에게 가장 뜨거운 웹툰’ 같은 식으로 알림이 올 수 있다는 거죠. 네이버웹툰의 푸시알림의 핵심은 ‘개인화’입니다. 일단은 큰 분류로 작품을 나누어 보여주고, 점차 세분화되는 것. 일단 지금은 할 수 있는 것을 해서 추가 데이터를 모으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네이버웹툰 북미 앱에서 제공하는 '내 취향 찾기' 서비스

 

한국에서는 서비스를 굉장히 오랫동안 해 왔기 때문에, 그리고 네이버라는 서비스가 받쳐주고 있기 때문에 데이터가 상당히 쌓였겠지만, 해외에서는 이제 데이터를 한창 모으고 있는 중일 겁니다. 그 데이터를 활용하기 위해, 네이버웹툰의 해외 서비스에서는 위에 보시는 이미지처럼 간략하게 취향을 알 수 있는 설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내 취향인 장르, △​내가 좋아하는 그림체, 그리고 △​내가 선택할만한 작품들을 눈앞에 보여줘서 서비스를 활용하는 튜토리얼처럼 삼게 하는 거죠. 이건 다양한 서비스들에서 쓰고 있는 방식이기도 합니다.

큐레이션에는 데이터가 필요하고, 그 데이터는 처음 시작하는 사람에겐 아예 없다 보니 ‘웰컴 페이지’등으로 만들어서 독자에게 최소한의 데이터를 얻게 하는 거죠. 예전에 쓰던 물펌프에 물 두어 바가지를 붓는, 말 그대로의 마중물로 역할 하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이 방식은 네이버웹툰이 기본적으로 무료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플랫폼이라는 점이 주효하게 작용했습니다. 대부분을 무료로 감상할 수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작품에 유료 감상을 할 때는 이미 작품에 매료된 경우가 많겠죠? 그렇다면 중요한 건 사람들에게 더 폭넓은 작품 감상 기회를 제공해 작품 탐색으로 인한 피로도를 줄이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야 여기에 오래 머물고, 오래 머물다 보면 작품을 계속해서 감상하고, 그러다 보면 결국 매료되는 작품이 나올 가능성이 늘어나니까요.

 

2. 카카오웹툰(+카카오페이지)

카카오웹툰 역시 키워드는 ‘개인화’입니다. If 카카오에서 발표한 카카오웹툰의 자료는 여기(링크)서 보실 수 있는데요, 이건 대략적인 정리고, 여기는 프리미엄 칼럼이니까 추가로 보시면 좋을 만 한 이야기를 가져왔습니다.

먼저 사람들이 추천 기능에서 가장 활발하게 반응하는 것은? 당연히 익숙한 것입니다. 같은 과자에 콘소메 맛과 듣도 보도 못한 맛이 쓰여 있으면 과감하게 선택하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은 익숙한 콘소메 맛을 고르게 됩니다. 작품 고르는데도 이게 똑같이 적용됩니다.

 

  

 

그럼, 나와 관련이 있어서 추천한 작품을 고르면 그게 곧 인기있는 작품일 가능성이 높을까요? 신기하게도 웹툰에선 그렇지 않습니다. 위 표를 보면 '인기(Popularity)'와 '연관성(Relevant)'의 상관관계를 그래프로 그렸더니 상관없음이 아주 명확하게 나왔습니다. 0을 기준으로 -1에 가까울수록 상관이 없는 건데 -0.98이 나왔다는 건 아예 상관이 없다는 거죠.

이게 대중을 상대하는게 어려운 이유입니다. 아니 인기가 있는 작품이라 추천을 했는데 관계도는 떨어지고, 관계도가 높으면 인기 있는 작품이 아니라니, 그럼 인기 있는 작품은 왜 인기가 있는 거냐는 절규가 여기까지 들리는 것 같네요(호로록).

가운데 그래프의 열람 전환율, 즉 추천을 해 주었을 때 열어서 감상하는 비율 역시 인기척도와 큰 관련이 없습니다. 0.27이 나왔으니까 관련은 있는데, 맨 오른쪽 그래프를 보면 연관작품 추천이 0.97이라는 높은 연관도를 보였으니 확실히 관련이 있는 거죠. 연관 작품 추천이 가장 중요하구나! 라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카카오웹툰은 연관 추천 기능을 가장 활발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개인화 추천에서는 ‘이 작품을 님한테 설명하는 이유’를 설명해주고, 한 작품 탭 안에서 ‘이 작품과 연관 있는 작품’을 추천해주고 있죠. 이게 제일 효과가 좋으니까요.

카카오웹툰의 전략은 사람들이 관심있어할 무료 캐시 선물로 앱에 들어오게 만든 다음, 앱 안에서 개인화 추천에서 연관 추천까지 다양한 추천 방식을 선보이는 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단 ‘앱 안에 들어오게 만드는 것’ 이 중요한 카카오웹툰에서 선택할 수 있는 방식입니다.

이건 카카오페이지의 전략과도 맞물려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카카오페이지는 유료 플랫폼이고, 유료 플랫폼에서는 독자들이 계속해서 들어와서 작품을 보면서 감상하는, 즉 과금을 유도해 작품과 플랫폼에 매몰되는 시간과 비용을 증가시키는 게 중요합니다. 그래서 기다리면 무료 모델을 3시간까지 줄인 '3다무' 모델을 사용했죠.

3다무 모델은 유저 리텐션을 극한까지 끌어올리려는 전략이 엿보이는 방식입니다. 다만 추천기술이 더해지지 않다 보니 상대적으로 안전한 인기작품 위주, 상위권 작품 위주로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죠. 여기에 카카오웹툰이 적용하고 있는 개인화 추천이 접목되면 이 쏠림 현상을 어느정도 평탄화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그 시기가 언제인지는 알 수 없지만, 분명 그런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겁니다.

 

3. 둘의 차이는 어디서 오는 걸까?

가장 먼저 둘의 차이는 앞서 설명한 플랫폼 모델의 차이입니다. 네이버웹툰은 기본적으로 무료로 보여주고, 일부 회차를 유료로 감상합니다. 일주일 간 기다리기 싫으면 먼저 봐도 되지만, 그렇다고 30~40회차를 먼저 볼 수는 없습니다. 그럼에도 일단 쿠키를 구웠다는 건, 독자들이 매료되었다는 의미죠. 반면 카카오페이지는 꽤 많은 회차를 유료로 제공합니다. 카카오웹툰은 연재중인 경우엔 이야기가 조금 다르지만, 카카오페이지와 동시연재하는 작품의 경우엔 꽤 많은 회차를 유료로 먼저 감상할 수 있죠.

이 차이가 네이버웹툰이 푸시 알람으로 개인화 추천을 하는 것, 그리고 카카오 계열 플랫폼이 무료 캐시로 독자를 끌어들이는 것의 차이를 만들어낸다고 추측할 수 있습니다. 그 다음은 이용률의 차이에서 추측해볼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 가장 이용률이 높은 앱인 네이버웹툰은 유저 리텐션을 확보하기보다, 일단 사용하는 사람들이 다양한 작품을 만날 수 있도록 개인화 추천을 고도화하고, 그걸 푸시 알림으로 전달하는 방식을 선택했습니다. 계속해서 독자들에게 알림을 보내 ‘우리가 네가 좋아하는 작품을 가져왔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거죠.

반면 카카오웹툰은 상대적으로 점유율이 낮은 플랫폼이다 보니 작품을 직접 추천하기보다 일단 앱으로 들어와서 시간을 보내는, 즉 매몰되는 비용을 높이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는 거죠. 또 함께하는 카카오페이지의 전략과 맞물려 있습니다. 카카오페이지는 유료 플랫폼이고, 비용 매몰을 극대화하는 것이 가장 좋은 전략이라고 할 수 있죠. 그래서 카카오페이지는 ‘뽑기권’이나 ‘캐시 선물’, ‘지금 아니면 못 받는 이용권’ 등을 푸시 알림으로 주로 보내고 있습니다.

두 플랫폼의 개인화 추천은 점점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추구하는 바는 같습니다. 좁게는 ‘나와 비슷한 취향을 가진 독자가 본 작품 중에서, 내가 아직 못 본 작품’을 추천해주는 것이고, 넓게는 수직으로 쌓여있는 인기작을 수평으로 펼쳐놓는 작업입니다.

 

모바일 기기에서 보여주는 콘텐츠는 필연적으로 소수만이 보이게 됩니다. 기본적으로 화면이 아주 작으니까요. 하지만 그걸 개인에 맞춰서 바꿔 보여줄 수 있다면, 그 공간은 사람의 숫자만큼 넓어질 겁니다. 말은 쉽지만 아주 많은 데이터를 모아서 분석하고, 또 정확하게 추론하고, 작품을 정확하게 분석해야 가능한 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런 미래를 볼 수 있을 겁니다. 이미 구글의 유튜브에서 ‘알 수 없는 알고리즘이 이끈’ 영상을 본 기억이 있는 사람이라면, ‘알 수 없는 알고리즘이 추천한’ 작품을 감상하며 감동하는 날이 오게 되겠죠. 그러려면 더 많은 데이터와 더 많은 시간과 공을 들인 분석이 필요합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그 작업은 계속 진행중이니까 조금 더 기다려보도록 할까요? 그럼, 다음 칼럼에서 찾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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