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웹툰계에서 ‘수익화’는 여전히 뜨거운 화두입니다. 물론 대형 플랫폼을 중심으로는 수익화에 안정적으로 접어들었고, IP확장과 글로벌 진출 전략을 논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웹툰’이라는 화두 전체를 놓고 생각하면 아직까지 수익화가 필요한 부분은 무궁무진합니다. 예를 들어 세민 에디터가 지적해준 대로 오픈플랫폼도 그렇고, 인스타툰과 같은 소셜미디어 웹툰의 직접 수익화는 아직도 요원한 상태입니다.
물론 네이버 프리미엄이나 패트리온 등 일부 플랫폼에서 구독모델 등 새로운 전략을 선보이고 있지만, 시사나 뉴스 등 전문적인 성격이 강한 칼럼 위주로 흘러가고 있어 웹툰이 끼어들기 쉽지 않습니다. ‘만화를 보지 않는’ 독자층이 지배적인 곳에 유료 구독 웹툰을 밀어넣기는 어렵죠.
이런 상황에서 네이버웹툰은 국내 아마추어 플랫폼이라고 할 수 있는 베스트도전과 도전만화가 계정을 관리하는 ‘크리에이터스(Creator’s)’를 오픈했습니다. 작품을 연재해 얻는 데이터를 관리하는 것은 물론, 신규 회차와 작품을 별도로 관리할 수 있는 메뉴, 그리고 댓글 관리 등 작품 내적인 요소들에 대한 부분까지 만들어 두었습니다. 심지어 인공지능 채색을 바로 사용할 수 있는 공간과 경력작가의 차기작 제안 페이지까지 열어두었죠.

그 중에서 에디터가 가장 주목해서 본 건, 바로 ‘수익 창출’ 부분입니다. 아직은 ‘준비중’으로 회색 메뉴로 되어있는데, 언젠가 열리게 되었을 때 어떤 모양일지, 그리고 에디터가 그렇게 생각한 근거들은 무엇인지 한번 이야기해보도록 하죠. 물론, 오늘 하는 말은 다 뇌피셜입니다. 그럼에도 이 칼럼을 준비한 이유는 네이버웹툰의 모기업인 네이버가 보여주는 행보와 연결되는 지점이 있기 때문이니 한번 들어 봐 주세요.
* 크리에이터스를 만든 이유: 새는 수익을 막아라
크리에이터스를 만든 가장 큰 이유는 ‘수익성 제고’일 겁니다. 이걸 풀어서 말하면, 새는 돈이나 벌리지 않던 돈을 내 수익으로 만드는 걸 말합니다. 말 그대로 수익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이는 거죠. 그동안 아마추어 플랫폼은 작가에게도 플랫폼에게도 직접 수익을 얻기는 어려운 곳이었습니다. 말하자면 트래픽을 벌어들이는 곳이고, 그걸로 광고수익 등을 얻을 수 있는 곳이죠. 이것도 물론 수익이지만, 꾸준히 새로운 작가들을 끌어들일 유인이 부족한 곳이라는 점이 약점으로 꼽힙니다. 아마추어 플랫폼에 연재하고자 하는 작가라고 하더라도 직접 수익화가 어려운 곳 보다는 직접 수익화가 가능한 곳이 아무래도 좋으니까요. 그럼 플랫폼은 열려 있는데 경쟁력 있는 작품이 등장하기는 점점 어려워질 겁니다. 그러면 트래픽도 떨어지게 되고, 결과적으로 플랫폼이 발생시키는 부가가치는 줄어들게 될 수 있습니다.
자, 이 상황을 타개할 방법은 두가지가 있습니다. 첫번째는 아마추어 리그를 아예 없애거나, 두번째는 여기서도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찾거나. 전자는 극단적일 뿐 아니라 네이버웹툰이라는 플랫폼이 가지고 있는 아이덴티티를 근본적으로 해칠 위험성이 있습니다. ‘누구나 만화를 그리게 하겠다’는 포부를 말하고 있는 입장에서 아마추어 플랫폼을 없애는 건 어렵죠. 그렇다면 방법을 찾아야죠. 바로 ‘여기서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말입니다.

이미 해외에서는 아마추어 플랫폼의 일부 수익화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에는 패트리온을 통해 작가들이 수익을 올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패트리온을 통한 수익은 패트리온이 돈을 벌지, 네이버웹툰이 돈을 벌지는 못합니다. 유럽에 동시에 런칭한 프랑스와 스페인의 경우에 네이버웹툰이 ‘수익화’를 위해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를 볼 수 있습니다. 프랑스에서는 미국과 똑같이 패트리온을 사용하지만, 스페인에서는 아마추어 게시판에서 ‘미리보기를 위해 광고시청’이라는 새로운 모델을 접목시켰습니다.
스페인에서처럼 광고를 보면, 네이버웹툰이 직접 수익을 얻는 당사자가 됩니다. 작가에게 일정 부분을 제공하고 네이버웹툰은 다만 몇%라도 수익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힙니다. 이렇게 되면 북미나 유럽에서 코인(한국의 쿠키와 같은 개념)을 사용하는 정식 연재와 구분지을 수 있다는 점이 자연스럽게 접목시킬 수 있다는 점으로 꼽힙니다.
* 한국에서 선보일 ‘수익 창출’은 어떻게 될까? : 네이버의 C2C 사업들
자, 이제부터 진짜 뇌피셜을 시작해볼까 합니다. 일단, 우리는 앞에서 네이버웹툰의 아마추어 플랫폼의 수익화를 위한 조건들을 이야기했습니다. 외부 링크로 연결되지 않고 내부 서비스로 해결 가능해야 하고, ‘쿠키’ 시스템과는 달라서 정식연재와는 차이가 있어야 한다. 이런 것이 뭐가 있을까요?
에디터는 이 키워드에 모두 맞으면서, 아마추어 플랫폼의 수익화를 꾀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네이버페이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네이버에서 쇼핑을 해 보신 분이라면, 물건을 사고 네이버페이 포인트를 지급받은 경험이 있으실 겁니다. 이렇게 지급된 포인트는 다음 물건을 살 때 내가 가진 한도 안에서 쓸 수 있죠. 바로 이 포인트를 활용한다면, 정식 연재되는 작품을 결제할 때 쓰는 ‘쿠키’와는 다르고, 작가들에게 수익화도 가능할 수 있습니다.
에디터가 ‘이거 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한 데에는 크게 두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일단 첫번째는 정식연재와 명확하게 구분된다는 점, 두번째는 네이버가 해외에서 추진하고 있는 전략과 맞물린다는 점입니다. 이 칼럼을 쓰게 된 이유도 바로 이 지점, 그러니까 해외 서비스와 연결된다는 점입니다.

네이버웹툰은 지난해 10월, ‘미국판 당근마켓’으로 불리는 포쉬마크를 1조 6,700억원을 들여 인수했습니다. 그러면서 네이버의 최수연 대표는 올해 “본격 C2C(Customer to Customer, 개인 간 거래)사업에 진출한다”는 비전을 밝히기도 했죠. 바로 이게 핵심이라고 에디터는 보고 있습니다.

일단 네이버가 운영중인 C2C 플랫폼을 한번 보죠. 한국에서는 한정판 거래 플랫폼 크림(KREAM), 일본에서는 패션 플랫폼 ‘빈티지 시티’를 운영중입니다. 2021년 유럽에서는 스페인 시장 점유율 60%에 달하며, 젊은 세대가 주로 사용하는 왈라팝(Wallapop)에 약 1천 500억원을, 프랑스의 명품 리셀 플랫폼 베스티에르 콜렉티브(Vestiaire Collective)에는 2억 유로(한화 약 2,665억원)을 모은 K-펀드1를 통해 투자를 진행했습니다. 여기에 포쉬마크라는 미국 플랫폼까지 더해진 겁니다.
여기에 네이버 쇼핑의 약진을 이끈 한성숙 전 네이버 대표가 작년부터 네이버의 유럽 사업을 이끌기 위해 유럽사업 개발팀 대표로 임명되어 일하고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끕니다. 결국 커머스, 그러니까 C2C를 중심으로 한 전자상거래 플랫폼이 네이버가 구축하는 글로벌 전략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아마추어 플랫폼 역시 후원 기능을 넣으면 C2C, 독자가 작가를 직접 후원하는 시스템입니다. 이어보는게 딱 맞아떨어지지 않나요?
* 아마추어 플랫폼으로 네이버의 사업들을 연결하는 방법
그건 알겠는데, 네이버페이 포인트가 왜 튀어나온 걸까요? 일단 네이버페이 포인트는 크게 적립 포인트와 충전 포인트로 나뉩니다. 이 중에서 적립 포인트는 출금이 불가능하고, 충전 포인트만 출금할 수 있습니다. 만약 ‘적립 포인트’로 작가를 후원할 수 있다면, 작가는 지급받은 포인트로 네이버 쇼핑을 이용해야 할 겁니다. 비록 출금할 수 있는 현금과는 다르지만, 이 지점이 정식연재와의 차이를 분명하게 보여줄 수 있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또, 다양한 플랫폼에서 수익을 얻을 수 있다면 부가수익으로 네이버 쇼핑을 이용할 수 있는 포인트가 제공된다면 꽤 훌륭한 수단이 되지 않을까요?
그리고 글로벌 C2C 비즈니스에서 캔바스에 ‘포인트 후원’ 시스템이 만들어지고, 중고거래 플랫폼을 통해 쌓인 크레딧을 제공하고 그 포인트로 내가 C2C 플랫폼에서 필요한 것을 주문할 수 있다면, 정식연재와는 다르면서도 충분한 메리트를 제공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계산을 해볼 수 있습니다. 이 지점에서 앞서 세민 에디터가 말한 포스타입과 같은 다른 오픈플랫폼과는 달리 포인트를 지급하는 것이기 때문에 선택권을 넓힌다는 측면도 있을 수 있죠.

독자들은 작가를 후원할 수 있어서 좋고, 작가들은 물건과 교환가치가 있는 포인트를 지급받을 수 있는데 그 중심에 네이버페이 포인트가 들어가 있다면, 네이버는 구독을 하지 않고도 이용자를 락인(Lock-in)시킬 수 있는 방법을 가지게 될 수도 있습니다.

또, 커머스 비즈니스에 지속적으로 고객이 유입되게 하는 트래픽을 발생시키는 역할과 광고를 붙여서 비즈니스를 연결시킬 수 있는 플랫폼으로도 캔바스를 비롯한 아마추어 플랫폼이 역할을 할 수 있죠. 이걸 위해선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커머스를 위한 물류망이 확보되는 시간이 필요할 겁니다. 이미 그 물류망은 물론 서비스가 확립된 한국에서 먼저 이런 서비스를 도입하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주주들로부터 실적 압박을 받고 있는 네이버가 쉬운 길이 아니라, 사업을 연결시키고 확장시키는 길을 선택한 것이라면 이 역시 꽤나 흥미로운 일입니다. 사실 후원할 수 있는 별도의 시스템을 만들면 간단한 일이니까요.
물론, 이건 모두 에디터의 추측이고 뇌피셜입니다. 그런데 꽤 그럴싸하지 않나요? ‘유료수익 창출’을 걸어놓은 네이버의 크리에이터스가 어떻게 발전할지, 또 어떤 수익모델을 작가들에게 보여줄지 한번 기대하면서 지켜보도록 하죠. 그럼, 에디터는 다음 칼럼으로 찾아오겠습니다.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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